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 화가 화산으로 분출되어 울퉁불퉁한 골짜기를 타고 용암으로 흘러 내려온다. 눈을 감고 있지만 빨갛게 빛나는 용암은 전체 공기를 어른거린다. 지난번과 이번, 그리고 그 다음 화산이 얼마 또 남지 않은 건 아닌지 생각하니 위가 단단해진다.
엄마와의 전화를 끊고 카카오톡 메시지가 연속으로 온다.
드드드득
드드드득
드드드득
드드드득
뭔가 필요한 게 있으신 것이다.
요즘 인지하고 부터 빨라지는 속도가 무섭다. 점점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. 예전에는 정말 잘 참고 끈기 하나 끝내준다며 어른들이 칭찬의 의미로(였겠지) 해주시던 말이었다. 그때 난 내가 뭘 했는지는 기억을 못한다.
—-이 글을 작성했던 시기는 2025년 4월 말이었다.—-
퇴사를 하고 한 달 간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. 일과 시간에 직장에 시간이 매어 있다고 그 한 달은 배려 받고 싶었다. 한 달이면 충분할 줄 알았다.
그 시간 동안 나는 집에서 움직이지 않았다.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. 잠에서 일어나 먹고 자다가 해질 무렵 눈이 떠지기도 했고 이른 아침 눈이 떠지면 낮에 멍하고 누워서 낮을 바라보았다. 그러면서도 머리와 배에 온통 허기로 가득했는지 그 시간 내내 나는 먹거나 소리로 귀를 채웠다. 3주 정도 되었을 무렵 봄과 함께 강한 면역 반응을 일으켰다.
평소에 글을 쓰거나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. 내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이다. 그러는 동안 밖으로 나가지 못한 생각들은 나에게 오랜 시간 갖혀 있었고 조각났다. 요즘은 조각들이 문득 갑자기 자다가 떠올라 밤잠을 깨운다. 불꽃축제이다.
어릴 때 문득 떠오르는 생각으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생각도 나누고 싸우기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그럴 수가 없다. 현실이다.
2개월 정도 시간이 생겼다. 그 시간은 에너지를 내 중심으로 모아 생각을 이어나가 보고 싶다.
–
글을 쓰고 난 후 화면이 바뀌고 또 지워지고 심박수 잦아들고 새로 쓴 글이었다.
나만 알고 싶기는 한데 어딘가에 남기고 싶기는 하고 종이에 쓰면 습관처럼 버릴테니 그러기는 싫어서 1년 째 이 글을 마치지 못하고 오늘 이 글을 드디어 마치기로 한다.
댓글 남기기